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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지연의 불편함, 예방과 대처법

여름철 여행 시즌이 지나면서 항공기 지연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7월 한 달 동안 국제선 지연율이 40.9%에 달했다는 국토교통부의 항공 소비자 리포트는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습니다. 특히, 국내선보다도 국제선의 지연률이 높다는 점이 여행자들에게 더 큰 불편을 주고 있죠. 이 중에서도 에어서울은 가장 높은 지연율을 기록하며, 국제선 운항편 43.6%가 제시간에 출발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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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지연, 얼마나 자주 일어날까?

항공기가 1분만 늦어져도 지연일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국토교통부는 2023년부터 항공기의 출발 및 도착 시각이 15분 이상 늦어지는 경우에만 ‘지연’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국제선의 지연율은 상당히 높습니다. 7월 기준으로 국제선 항공편의 40.9%가 15분 이상 지연되었으며, 특히 동남아 노선의 지연율은 52.4%로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지연은 단순히 몇 분을 기다리는 것을 넘어, 환승을 놓치거나 여행 일정이 뒤틀릴 위험을 초래합니다.

국내선 또한 지연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7월의 국내선 지연율은 30.0%로, 승객 세 명 중 한 명은 제시간에 출발하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의 지연율이 33.8%로,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26.9%)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연 원인과 대처 방안

국토부의 통계에 따르면 항공기 지연의 가장 큰 원인은 ‘항공기 연결 문제’입니다. 국제선 지연의 52.6%, 국내선 지연의 79.1%가 이 이유로 발생했습니다. 이는 앞서 운항한 항공기의 지연이나 결항이 후속 항공편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입니다. 그 외에 국제선은 항공 교통 흐름(18.0%), 공항 및 출입국 절차(17.6%) 등이 주요 지연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반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기상 악화는 국제선 지연의 3.3%에 불과해 그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항공편 지연을 줄이기 위한 확실한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지연율이 높은 항공사를 피하는 것이 기본적인 예방책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항공권을 구매했다면 어쩔 수 없지만, 여행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는 항공 소비자 리포트를 참고해 시간 준수율이 높은 항공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 노선의 시간 준수율이 높은 항공사는 전일본공수(ANA)로 97.8%를 기록했으며, 동남아 노선에서는 라오항공이 90.9%의 준수율을 자랑했습니다.

또한 환승 항공편을 이용하는 경우 같은 항공사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항공권 비교 사이트에서 가격만 보고 다른 항공사를 조합한 항공권을 선택할 경우 지연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환승 시간이 2시간 이하라면 더욱 신중해야 하며, 항공편이 지연될 경우 환승편을 놓칠 위험이 큽니다.

항공기 지연에 대한 보상 기준

항공기 지연 시 가장 궁금한 것은 ‘보상 여부’일 것입니다. 하지만 비행기 출발 및 도착이 늦었다고 해서 무조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항공사 과실이 아닌 기상 악화나 공항 혼잡 같은 외부 요인으로 인한 지연은 보상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항공사 측의 명백한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이 가입한 몬트리올 협약에 따르면 최대 5346 SDR(특별인출권, 약 960만 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지만, 실제로 이 기준을 적용받는 경우는 드뭅니다. 대신 대부분의 항공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을 따릅니다. 이에 따르면, 24시간 지연 시 해당 구간 운임의 10%, 412시간 지연은 20%, 12시간 이상 지연 시에는 30%를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출발 지연으로 인해 발생한 식비나 숙박비를 항공사에서 부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항공사들이 보상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소비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기술적 용어를 사용해 책임을 회피하거나, 공항에서 제공하는 간단한 식사 쿠폰으로 보상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피해자가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항공기 지연에 대비하는 방법

항공기 지연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몇 가지 대비책을 통해 그 불편함을 줄일 수 있습니다. 첫째, 여행자 보험에 ‘운항·수하물 지연 특약’을 추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특약을 통해 항공사에서 보상하지 않는 지연 상황에서도 보험사를 통해 일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카카오 여행자보험은 국내 공항에서 2~4시간 출발 지연 시 식음료비 및 편의시설 이용비를 최대 3만 원까지 보상해줍니다.

둘째, 외국 항공사를 이용할 때는 국내 여행사를 통한 예약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운항 지연이나 기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더 신속한 대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국 항공사의 경우 고객센터에 한국어 상담 인력이 부족할 수 있으며, 연락이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항공사 선택에 신중해야 합니다. 지연율이 높은 항공사와 시간대는 피하고, 환승 시간에 여유를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다른 항공사 조합의 경유 노선은 가능하다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연이 발생했을 때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항공기 지연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사전 대비와 현명한 선택을 통해 그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여행 중 예상치 못한 지연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침착하게 대응하고, 항공사와 보험사의 보상 정책을 미리 알아두면 보다 편안한 여행이 될 것입니다.